2012.05.01 15:27 PM

최근 들어 Korea라는 이름이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하나의 ‘글로벌 브랜드’로 차츰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과거부터 음악은 인종과 지역을 초월하여 모두 하나가 되게 하는 힘이 있다고한다. 음악의 힘이 아니고는 Korea 브랜드가 이렇게 짧은 시간 세계인의 보편적 공유물이 되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불과 얼마 전 까지만 해도 낯설게 들렸던 K-POP이라는 신조어가 이제는 보통명사가 되어 낯익음의 코드로 느껴지는 요즘, 이처럼 단기간에 국경과 로컬 문화를 뛰어넘어 글로벌화 될 수 있었던 그 보편타당한 힘은 과연 무엇일까?    

K-POP이 몇 년 전 아시아권을 중심으로 젊은이들 사이에서 새로운 글로벌 대안 문화로 자리 잡은 지 채 얼마 되지도 않아, 이제는 미국, 유럽, 남미 등 문화와 정서가 각기 다른 지역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호응을 얻는 데는 그 이유가 있을 것이다.

물론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마케팅의 힘, K-POP 가수들의 세련된 외모와 오랜 시간 숙련된 현란한 춤 그리고 SNS 같은 매체의 힘도 있을 것이다. 그 중에서도 ‘낯익음과 낯설음의 소통’이라는 주제로 한 번 들여다보자.

과거 우리에게는 코리아 디스카운트(Korea discount)가 있었다. 같은 수준의 상품이나 문화콘텐츠라고 하더라도 언어나 문화적인 차이 그리고 한국의 국가 브랜드 레벨에 따라 그 가치가 낮게 평가 되곤 했다. 특히 언어적 한계에서 문화적 할인(Cultural discount) 현상은 더 컸다. 노벨 문학상의 아쉬움이나, 언어에 의존하는 공연 상품의 한계에서 그 절실함은 더 했다.

K-POP은 이러한 문화적 한계를 뛰어넘어 세계인이 보편적으로 즐기고 쉽게 공감 할 수 있는 낯익음의 코드가 들어 있지 않나 생각해 본다. 그 속에서 신선하고 한국적인 낯설음이 만나 K-POP이라는 보편적이지만 색다른 느낌의 이중주가 펼쳐지는 것은 아닐까?

K-POP 이전에도 우리 콘텐츠가 해외에서 그 가능성을 열어둔 사례 들이 몇 있다. ‘난타’가 그랬고 ‘김덕수와 사물놀이패’가 그랬다. 모두 언어에 의존하기 보다는 넌버벌(non-verbal)의 비언어적 공연물이다.

세계인들의 눈에 비친 한국인 그리고 한국 문화라는 낯설음의 요소를 낯익게 풀어 줄 수 있는 보편적인 코드를 갖고 있다. 모두 ‘리듬’이라는 세계 공통의 언어가 있다. 사물놀이는 여느 타악기와 마찬가지로 타악기가 가지는 보편적 리듬 속에 우리의 가락과 신명이라는 특색이 있다. 또 난타에는 각기 다르지만 모두가 친숙하게 느낄 수 있는 음식문화가 있다 즉 음식과 부엌, 낯선 식기류와 기구들 그리고 그것들이 부딪히는 익숙한 리듬 속에 형성 되는 낯선 공감대가 바로 그것이다.  

하나의 문화 상품인 K-POP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질 수 있었던 요인은 다른 나라에서 전혀 하지 않았던 우리만의 독창적인 것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POP이라는 말 속에 이미 들어 있듯이 K-POP은 우리 것 이면서 자연스럽게 그들의 것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그 속에는 언어와 문화를 단번에 뛰어 넘을 수 있는 보편적 재미와 즐거움의 코드가 있다. 거기에 우리 민족의 재능과 재담 그리고 감각과 감성이 특색 있게 묻어 있다.

낯익음과 낯설음의 묘한 이중성에서 느끼는 매력이 바로 K-POP이 아닐까?

동아방송예술대학 심희철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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