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덕 | 2011.12.12 16:13 PM

금융당국이 하나금융지주의 매트릭스 체제를 손질하라고 권고했다. 내부통제 시스템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고 있는 등 매트릭스 체제의 허점이 노출됐기 때문이다.

근래 은행권에서는 금융지주회사를 주심으로 매트릭스 구조 도입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KB금융지주는 계열사 간 협업이 필요한 투자은행, 부동산, 자산관리 등에서 도입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우리금융지주도 매트릭스 도입을 위해 태스크포스를 가동했으며, 다음 달 말까지 `큰 그림`을 내놓을 계획이다.

하나금융지주는 일찌감치 2008년부터 이를 도입했다. 하지만 매트릭스 구조를 도입하는 금융지주회사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신동규 전 은행연합회장은 “매트릭스 도입은 금융지주 회장들의 ‘노욕(老慾)’이라 전한바 있다

실제로는 금융지주사의 권력 강화 수단으로 쓰인다는 의견도 있다.

매트릭스 조직은 각 계열사의 공통된 사업 부문을 수평적 조직으로 묶어 효율성을 극대화 하고 조직의 의사결정은 수직체계로 조직해 빠른 의사결정 과정이 장점으로 꼽힌다. 각 부문장을 거느리는 지주사 회장이야 매트릭스 체제가 반갑겠지만 지주사의 관리를 받는 자회사의 長들은 심사가 편치 않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하나금융의 경우, 김정태 하나은행장의 권한이 축소된 반면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에게 권한이 집중돼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하나금융의 경우 은행장이 BU(Business Unit)장을 겸임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역할 축소가 눈에 띄지는 않지만 은행장으로서의 역할은 과거보다 축소됐다.

더 큰 문제는 지주사의 권한에 비해 지주사가 짊어질 책임은 적다는 점이다. 현행법상 지주 자회사의 위법 행위에 대해 지주사에게 책임을 물을 순 없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현행법상 자회사의 위법행위에 대해 지주회사까지 처벌을 할 순없다. 실질적으로 지주회사가 지배-관리를 하고 있어도 지주회사와 자회사는 독립된 법인이기 때문에 각각의 권리와 책임을 물을 순 없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공공적인 성격을 지닌 금융기관에 더 큰 도덕성을 요구하고 있다. 금융당국으로부터 ‘기관경고’ 이상의 제재를 받은 금융회사는 향후 3년간 M&A활동이 금지되거나 부분적인 제약을 받게 된다. 금융기관의 관리감독 기능을 중요심사대상으로 삼겠다는 의미다. 하지만 금융지주회사경우 이 제도는 의미가 없다.

현재 외환은행 인수를 추진 중인 하나금융의 경우, 하나금융의 주력 자회사인 하나은행은 지난 2009년 태산LCD와 파생상품 거래에서 발생한 대규모 손실로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기관경고’ 징계를 받았다. 또한 하나대투증권은 도이치 옵션쇼크 사태와 관련 법정한도를 70배나 초과한 무리한 투자로 인해 막대한 손실을 와이즈에셋자산운용에 입혔다.

하지만 이런 자회사의 제재조치에도 불구하고 하나금융지주에게는 법적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아무런 제재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실제로 하나금융지주사가 하나은행과 하나대투증권을 지배-관리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보면 하나금융지주의 관리 감독체계에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다”며 “실제 M&A활동 금지 법안에 담긴 의미대로라면 하나금융지주사가 추진하는 외환은행 인수에 제재를 가해야 한다.”라며 빠른 시일내에 금융당국이 대비책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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