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1.26 12:26 PM

가만히 보고 있다가 던진 패스가 수비가 아차 싶었던 공간을 날아 득점자의 손에 들어가면 관중의 환호는 저절로 터졌다.

여자프로농구 용인 삼성생명의 포인트가드 이미선(29)은 코트에서 대체로 이런 이미지로 기억되지만 지금까지 한 차례도 어시스트 부문 타이틀을 따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는 `도움 여왕'에 오를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

이미선은 올 시즌 28경기에서 평균 어시스트 7.39개를 기록해 전주원(7.29개.안산 신한은행)을 따돌리고 선두를 달리고 있다.

리그 출범 이후 지금까지 어시스트 타이틀은 전주원이 사실상 독식해왔다.

전주원은 첫 시즌인 2003년 여름리그에 1위에 올랐다가 임신과 은퇴 등으로 2004년 겨울리그와 2005년 여름리그를 김지윤(신세계)에게 내줬지만 이후 6시즌 연속 타이틀을 독점했다.

이미선은 "언니(전주원)가 원래 찬스를 잘 만들어내고 패스를 잘 한다"고 말했지만 그의 아성을 깨겠다는 욕심은 굳이 감추지 않았다.

그는 "내가 포인트가드인데 가드라면 바로 떠오르는 게 어시스트"라며 "어시스트왕에 눈독을 들이는 것이 순리"라고 말했다.

패스의 묘미에 드디어 눈을 떴다는 얘기도 했다.

이미선은 "처음에는 공격형 가드로 어시스트가 적었는데 오래 쉬면서 생각과 스타일이 바뀌었다"며 "동료에게 패스하고 득점이 성사됐을 때 `만들어주는 기쁨'이 아주 커졌다"고 말했다. 이미선은 2005년 여름에 무릎을 심하게 다쳐 재활하면서 2년을 허송세월했다.

그는 "어릴 적에는 김승현이나 이상민과 같은 기교파가 좋았는데 지금은 양동근과 함지훈처럼 궂은 일을 하는 선수, 열심히 뛰는 선수, 동료에게 만들어주는 선수가 좋다"고 자기 어시스트에 의미를 부여했다.

올 시즌 전주원과 어시스트 경쟁에서는 팀 여건에서 밀리지만 상대적으로 젊어서 출전시간이 길다는 사실이 유리한 점이다.

신한은행에는 골밑 패스를 받으면 쉽게 마무리하는 정선민과 하은주 등 국가대표들이 많지만 이미선은 쉬운 기회를 찾아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전주원이 경기 평균 30.4분을 뛰는 데 비해 이미선은 경기마다 거의 풀타임인 38.45분을 뛰어 리그 최장의 출전시간을 자랑하고 있다.

이미선은 25일 천안 국민은행과 경기에서 11득점과 13리바운드, 10어시스트를 기록해 개인 통산 두 번째 트리플더블을 작성하는 등 감각도 잘 유지하고 있어 남은 12경기에서 전주원과 타이틀 경쟁이 재미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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