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1.25 16:57 PM

대한항공의 기세가 무섭다.

지난 5년간 남자 프로배구에서 철옹성 같던 삼성화재, 현대캐피탈의 양강 구도가 무너지고 사상 유례없는 2위 싸움이 펼쳐지고 있는 것도 대한항공이 수직 상승했기 때문이다.

작년 12월6일까지 4승5패로 부진했던 대한항공은 12월10일부터 11승1패를 기록했다.

기존 프로 3개 팀에 5전 전패했던 대한항공은 기장 교체 이후 6전 전승을 거둔 팀으로 변모했다. 12월9일 진준택 감독이 물러나고 신영철 감독대행이 지휘봉을 잡으면서 일어난 변화이다.

'신영철 효과'를 빼놓고 대한항공의 상승세를 말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사령탑 교체가 모든 변화를 설명하는 것은 아니다.

시즌 처음 2위로 올라선 대한항공은 1위 삼성화재, 3위 LIG손해보험, 4위 현대캐피탈과 비교할 때 '공격 분포도'가 확연히 다르다.

대한항공에는 불가리아 용병 다나일 밀류셰프(26.202㎝)를 포함해 5명의 날개(좌.우) 공격수가 있다.

신영수(28.197㎝), 김학민(27.193㎝), 강동진(27.192㎝), 장광균(29.190㎝)이 번갈아가며 코트에 선다.

공격 점유율을 보면 밀류셰프가 22.7%로 유일하게 20%를 넘겼고 신영수(19.8%), 김학민(13.9%), 강동진(12.9%), 장광균(7.8%) 순이다. 수비 비중이 높은 편인 장광균을 빼면 4명이 두자릿수 점유율로 공격의 짐을 나눠서 지고 있다.

다른 팀은 한두 명에 의존한다. 삼성화재는 가빈 슈미트의 공격 점유율이 50.5%에 달한다. 현대캐피탈은 박철우(27.8%)와 매튜 앤더슨(24.1%), LIG손보는 피라타(26.8%)와 김요한(25.6%)이 각각 절반 이상을 책임진다.

대한항공의 레프트, 라이트 공격수 5명은 46.4∼50.9%로 큰 차이가 없는 공격 성공률을 보이고 있다. 점유율도 엇비슷하고 공격의 질까지 '균질'에 가깝다.

상대팀으로서는 집중 방어를 펼칠 표적이 보이지 않는 셈이다. 에이스가 없다 보니까 한두 명이 부진하더라도 남은 두세 명이 쉽게 빈자리를 채울 수 있다.

한때 퇴출설까지 나돌던 밀류셰프도 김학민이 백업 요원이자 경쟁자로서 확실하게 뒷막음을 해주자 덩달아 살아났다.

지난 17일 신협상무, 19일 LIG손보, 24일 현대캐피탈 등 최근 세 경기에서 팀내 최다 득점자는 신영수(16점), 밀류셰프(21점), 강동진(13점)으로 매 경기 달랐다.

지난 9일 삼성화재와 풀세트 접전에서는 밀류셰프(28점), 강동진(17점), 김학민(15점), 신영수(10점) 등 4명이 두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삼성화재는 가빈 혼자 48점을 올리며 분전했지만 '1대4' 대결에서 이길 순 없었다.

벌떼처럼 달려들어 상대 코트를 맹폭하는 대한항공 공격수들의 기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이번 시즌 겨울 백구 코트의 가장 중요한 관전 포인트 중 하나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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