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2.12 10:24 AM

1. 문제제기 

최근 환율효과로 국내 관광수지가 개선되고 있지만, 관광산업이 성장과 고용 등 한국경제의 전반에 미치는 역할은 경쟁국 대비 최하위 수준이다. 한국의 GDP 대비 관광산업의 비중은 6.7% (2007년 기준)로 OECD 30개국 중 30위 (OECD 평균: 11.5%)이며, 중국의 12.2%와도 격차가 크다. 한 해 전 세계 관광객 9억 명 중 한국 방문객수는 689만 명으로 전체의 0.77%에 불과하다. 전체 고용에서 관광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7.4%로 OECD 평균 12.3%를 크게 하회한다.

비록 2008년 환율 상승의 영향으로 관광수지 적자규모가 2007년 대비 69% 개선된 31억 달러를 기록하였다. 그러나 이는 근본적인 관광 경쟁력 향상에 기인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반짝 효과’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관광산업을 신 성장 동력 및 일자리 창출을 위한 고부가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새로운 전환점을 시급히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2. 한국 관광산업의 현황과 평가 

첫째, 인프라 등 관광산업의 기반 경쟁력이 취약하다. 세계경제포럼 (WEF)은 2008년 한국의 관광산업 경쟁력 지수를 130개국 중 31위로 평가하였다. 이는 OECD 30개국 중 25위에 해당하며 호주, 홍콩, 싱가포르, 일본 등 아·태 지역의 주요관광국에 비해서도 낮은 평가이다. 특히 관광친밀성(112위), 가격경쟁력(106위), 관광인프라(70위) 등이 취약한 요소로 지적되고 있다.

둘째, 산업구조가 영세하고 생산성이 낮다. 국내 상위 50대 여행사의 평균매출과 고용인원은 각각 미국 상위 50개 여행사의 1.3%, 5.0%로 규모의 경제를 창출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한국의 상위 50대 여행사의 1인당 연간생산성도 2억 8,500만원으로 미국의 상위 50개 여행사의 1인당 연간생산성 10억 원의 1/3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셋째, 관광 자원개발의 부진으로 볼거리가 부족하다. 외국인 관광객이 지목하는 국내관광의 가장 큰 불만사항은 볼거리 부족이었으며 두 번째가 높은 관광비용이었다. 내국인 관광객 역시 높은 관광비용에 이어 볼거리 부족을 두 번째로 큰 불만사항으로 지적하였다. 반면 불친절한 서비스, 도로 및 교통문제는 크게 개선된 것으로 조사되었다.

넷째, 국내 인바운드 시장의 중국과 일본 의존도가 과도하다. 2007년 일본과 중국 국적의 방문객이 전체 방문객의 51.2%를 차지하였다. 일본인 방문객은 지난 10년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지만 2007년 기준 34.7% 가장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1998년 5%에 불과했던 중국인 방문객은 2007년 16.6%를 기록하며 10년 사이 11.6%p 상승하였다. 반면 미주 9.1%, 구주 8.7% 등 원거리 관광객은 2000년 이후 전혀 증가하지 못하고 있다.

다섯째, 인트라바운드 시장의 활성화가 미흡하다. 내국인의 해외관광 수요를 흡수해서 국내관광으로 유도하는 인트라바운드 활성화 방안의 수립과 실행이 미흡하다. 예로써 제주도 관광의 경우, 2001년부터 2008년까지 내국인의 관광객 수는 31% 증가, 관광지출은 58% 증가했다. 그러나 동기간 해외관광은 관광객 수가 97%, 관광지출이 89% 증가했다. 이는 내국인의 관광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관광으로 충분히 흡수하고 있지 못함을 의미한다.

3. 관광산업의 5대 트렌드 변화 

① 아·태지역 신흥경제국의 관광 수요 급증 

아·태지역의 아웃바운드 관광객은 2000년부터 연평균 6.9%씩 증가하여 2007년 1억 8,000만 명에 이르러 전 세계 관광객 중 20.1%를 차지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베트남, 중국, 태국, 인도 등 1인당 GDP가 2,500달러에서 8,000달러 사이에 있는 아·태지역 신흥경제국의 아웃바운드 관광수요 급성장이 돋보인다. 특히 중국인 해외여행자는 2000년 이래 급속한 성장을 지속해 오고 있으며 2007년에만 4,095만 명을 송출해 아시아 최대 아웃바운드 시장으로서 부상하였다. 해외여행의 80%가 동일한 역내에서 이루어지면서 한국을 방문하는 아·태 지역 신흥 경제국의 방문자 수도 급증하고 있다.

② Tourism Technology (T2)의 부상과 관광산업의 융·복합 

관광수요 다양화와 행태 다변화의 패러다임 변화 속에서 관광과 타산업간 융·복합화를 지향하는 T2를 적용한 다양한 관광상품이 출현하고 있다. T2는 관광 상품 개발에서 전달에 이르는 가치사슬 각 단계마다 부가가치를 더해 주는 공학적 틀을 의미한다. T2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관광산업에 접목함으로써 축제관광, 의료관광, 웰빙관광, 음식관광, 스포츠관광, 영화관광 등과 같이 산업 간 융·복합된 관광형태를 창출해 부가가치를 향상시키고 있다. 향후 이러한 융·복합된 관광형태의 급성장이 예상된다. 예로써, 세계 의료관광 시장은 2008년 210억 달러에서 2017년 4,950억 달러로 급팽창이 예상된다.

③ 생태자연관광의 확산 

소규모 생태자연관광이 확산되고 있다. 생태자연관광이란 대규모 시설조성 중심의 관광개발이 아닌 지역이 보유한 특색 있는 자연자원을 활용하는 지역사회 중심적 관광개발을 의미한다. 환경 친화적 관광개발과 훼손된 생태계의 보존·복원을 지향하는 생태자연관광은 대안관광, 지속가능관광 등으로 개념이 확대되고 있다. 생태 자연관광의 핵심은 환경인식을 제고하고 지역정서에 좋은 영향을 미치는 자연, 지역, 관광객이 어울릴 수 있는 양질의 프로그램 개발이다. 향후 생태자연관광은 전체 관광시장 성장률보다 3배가 빠른 연간 20% 이상 성장하면서 점유비율이 2004년 7%에서 2012년 25%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④ Business Tourism 시장의 부상 

Business Tourism은 사람을 중심으로 상품, 지식, 정보 등의 교류를 위한 모임을 주선하는 관광 형태로서 MICE로 표현되는 회의, 포상관광, 컨벤션, 전시 등을 포함한다. 전 세계 MICE 시장은 300억 달러 규모로 추정되며 연간 5,000만 명이 MICE 참석을 목적으로 여행한다. Business Tourism의 시장성장률은 관광산업 평균수준으로 예상되며, 고수익 관광분야이며 도시마케팅의 중요한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한편 한국의 경우 MICE는 국제회의위주로 발전되어 왔지만 발전 속도가 더딘 것으로 판단된다. 2006년 한국의 300인 이상 국제회의 개최건수는 185건으로 2001년의 131건에 비하여 41% 증가했지만, 세계순위는 18위에서 16위로 2단계 상승하는데 그쳤다.

⑤ 체험관광의 확산 

체험관광은 단순히 보고 즐기는 관광을 벗어나 스스로 손과 몸을 움직여 직접해 보고 배우는 관광을 의미한다. 체험관광은 이문화적 요소 혹은 기억에 남을만한 현상에 대한 강도 높은 체험활동으로 이루어진다. 한옥 등을 활용한 전통생활체험, 템플 스테이를 활용한 종교문화체험, 지역 특산물과 연계한 특이지역탐방체험 등은 한국이 발전시킬 수 있는 체험관광의 대표적인 예이다. 향후 관광소비자는 관광 상품 그 자체가 아닌 상품에 담겨 있는 스타일과 이야기, 신체적 감동, 정신적 감동을 동시에 구매하려 할 것이다. 따라서 관광 상품의 개발은 관광자원과 서비스의 단순한 조합에 그치지 않고 이들과 문화, 이미지, 상징을 결합하는 체험상품의 개발로 전환되어야 한다.

4. 관광산업 육성을 위한 시사점 

첫째, 경기부양을 위한 재정지출을 활용하여 지역관광 인프라를 확충하여야 한다. 현재 한국의 관광상품은 서울과 제주도 등 지역적 편중 현상은 심하고, 지역관광 자원은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지역관광 자원의 외국인 관광객 접근성이 떨어지고, 외국인을 위한 숙소와 음식 등 지역관광 인프라의 글로벌화가 부족한 것이 주요 원인이다. 따라서 경기부양이 필요한 현시점에서 정부 재정을 활용하여 지역관광 인프라를 대폭 확충한다면, 관광산업의 기본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지역경제 활성화도 함께 도모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둘째, 역내 관광 범위를 아·태지역으로 확대하는 관광전략이 필요하다. 지금의 관광전략에서는 역내 관광의 범위가 한·중·일 3국로 한정되어 있다. 이로인해 관광객 유인책도 중일에 집중되어 있어, 급성장하는 아·태 신흥경제국 관광수요를 충분히 흡수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역내관광의 범위를 아태지역으로 확장하고 이들을 위한 특화 상품 개발 등 유인 전략을 확대하여야 한다. 예로써 아태지역 관광객에게 한국은 겨울과 눈을 즐길 수 있는 가장 저렴한 해외관광지가 될 수 있다.

셋째, 산업 간 융합을 통한 관광 상품 개발을 지속적으로 활성화해야 한다. 헬스케어, 영화축제 등 컨텐트가 부가된 복합상품은 관광객의 능동적 참여를 유도할 수 있고 부가가치도 높아 집중육성이 필요하다. 예로써, 잠재력이 큰 의료관광 분야를 적극 육성하기 위해서는 관광상품에 대해 의료산업의 상업성을 제한적으로 인정하고 규제를 완화할 필요도 있다. 또한 함평나비축제의 사례처럼 지역 특산물을 활용해 관광 자원화하는 노력도 지속해야 한다.

넷째, 고수익 관광분야인 MICE를 집중 육성하여야 한다. 비즈니스와 연결된 MICE는 우리의 취약한 가격경쟁력과 가격민감성을 극복하고 볼거리 부족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최적의 대안이다. MICE 확충을 위해서는 MICE 산업육성을 위한 전문기구의 설치, 전시장의 대형화, 교육 과정 개발, MICE 행사 유치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및 금융·세제 지원을 강화 하는 방안 등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다섯째, 한국적인 체험의 관광 상품화를 확대하여야 한다. 한국적 체험인 김치 담그기, 도자기 만들기, 태권도 교습, 불교사찰 생활체험(템플 스테이) 등의 관광 상품은 이미 고정 고객을 확보할 정도로 그 가능성을 입증 받고 있다. 따라서 체험 관광 상품의 확산을 위해 상품 기획능력을 갖춘 전문 인력의 양성을 추진하고 정부와 지자체 등 유관기관 간의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